서울에서 가장 트렌디하면서도 가장 오래된 감성을 간직한 동네를 찾는다면, 단연 성수동이 떠오릅니다. 화려한 고층 빌딩 대신 낡은 붉은 벽돌 창고 사이로 퍼지는 커피 향, 철공소 옆으로 줄 서는 빵집, 오래된 구두공방 앞에서 카메라를 든 젊은이들의 모습. 이곳은 단순한 '핫플'이 아닌, 과거와 현재, 전통과 트렌드, 노동과 예술이 '충돌'이 아닌 '대화'하는 공간입니다.
이곳에서의 하루는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서울이라는 도시를 다시 읽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골목을 걷다 보면 오래된 기계 소리와 스팀이 아직도 어딘가에서 흘러나오고, 그 옆에서는 이름 모를 밴드가 벽돌 위 무대에서 노래를 부릅니다. 성수는 그 자체로 살아 있는 이야기입니다. 오늘, 이 성수동에서 주말이 아닌 주중 하루 아침부터 밤까지, 하나하나 의미 있는 장소들을 따라 걷고, 먹고, 마시고, 느끼며, 이곳만이 줄 수 있는 하루의 감동을 담아보려 합니다.
🌅 아침 8시: ‘카페 어니언’에서 시작하는 시간 여행
이른 아침, 성수동의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과거 공장을 개조한 독특한 분위기의 '카페 어니언'을 만나게 됩니다. 노출된 벽돌과 목재 기둥이 어우러져 빈티지한 매력을 자아내며, 옥상에서는 성수동의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습니다. 대표 메뉴인 '팡도르'와 함께 깊고 진한 커피 한 잔으로 하루를 시작해보세요. 이곳에서의 아침은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감정을 줍니다.
- 주소: 서울 성동구 아차산로9길 8 (성수역 2번출구 133m)
- 운영 시간: 평일 08:00–22:00 / 주말 9:00–22:00 (라스트 오더 21:30)
- 추천 메뉴: 팡도르, 아메리카노, 이 초콜릿 라떼는 최고라고 자부한다.
- 주차 정보: 평일 방문주차 예약제 / 주말 성수역 3번 출구 공영주차장
- 현지인 팁: 평일 오전 방문이 여유롭습니다.
🌳 오전 10시: 서울숲에서 자연과의 교감
카페 어니언에서 천천히 걸어 15분. 도심 속에 이렇게 고요하고 푸르른 공간이 있다는 것, 그 자체로 서울숲은 하나의 기적입니다. 평일 오전의 서울숲은 주말보다 훨씬 한적합니다.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 사람, 조용히 걷는 커플, 유모차를 끄는 엄마와 아이들.
그 풍경 속에서 당신도 자연스럽게 여유를 배우게 됩니다.
넓게 펼쳐진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사슴우리가 나타나고, 나비가 가볍게 스치는 나비정원도 지나게 됩니다.
나무 아래 그림자에서 쉬어 가다 보면, '서울 속에 이런 데가 있었나?' 싶은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 주소: 서울 성동구 뚝섬로 273
- 입장료: 무료
- 특징: 사슴우리, 나비정원, 호수공원, 산책로
- 접근: 서울숲역 4번 출구 도보 2분
- 현지인 팁: 오전 10~12시 햇살 예쁜 시간 추천
🍽️ 오후 12시: ‘성수족발’에서의 진심 어린 미식 탐방
서울숲에서 몸과 마음을 풀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배를 채워야죠. 성수동에서 족발로 이름난 ‘성수족발’은 30년 전통의 찐 로컬 맛집입니다. 불족발도 인기인데, 매콤함 속에 달큰한 양념과 쫀득한 식감이 중독적입니다.
- 주소: 서울 성동구 아차산로7길 7, 동진빌딩 1층(성수역 1번 출구 164m)
- 운영 시간: 매일 12:00–22:00 (평일 브레이크 타임 15:00–17:00)
- 대표 메뉴: 족발 (중 40,000원, 대 45,000원, 특대 50,000원)
- 주차 정보: 전용 주차 없음, 인근 유료 주차장 이용 권장
- 현지인 팁: 웨이팅 피하려면 11시 50분 도착 추천
🎨 오후 2시: ‘대림창고’에서 예술과 커피의 충돌
성수동 예술의 심장, ‘대림창고’는 과거 정미소와 물류창고로 쓰이던 공간을 갤러리와 카페로 탈바꿈한 복합문화공간입니다. 드넓은 실내에 전시가 열릴 땐 예술작품이 가득하고, 그렇지 않아도 빈티지한 테이블과 빛이 스며드는 천창이 감성 포토존이 됩니다.
- 주소: 서울 성동구 성수이로 78(성수역 3번 출구 304m)
- 운영 시간: 매일 11:00–22:00
- 추천 메뉴: 갸또 쇼콜라, 딸기우유, 플랫화이트
- 입장료: 전시 관람 시 별도 (전시 여부 확인 필요)
- 현지인 팁: 평일 오후 3~4시가 한산한 관람 타임
☕ 오후 4시: ‘레인리포트 크루아상’에서 감성 티타임
레인리포트 크루아상은 인공 비가 내리는 ‘비 오는 감성 카페’입니다. 특히 맑은 날에 잠시 비오는 감성의 티타임은 짧은시간안에 또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것 입니다. 시그니처인 ‘구름 크루아상’은 부드러운 생크림과 바삭한 페이스트리의 조화가 환상적입니다.
- 주소: 서울 성동구 성수이로16길 32 주3 1,2층
- 운영 시간: 매일 11:00–22:00 (라스트 오더 21:00)
- 추천 메뉴: 구름 크루아상, 비 오는 날 라떼
- 주차: 발렛 파킹 가능 (2시간 기준 10,000원)
- 팁: 인공 비 시간은 직원에게 문의 추천
👞 오후 6시: ‘성수동 수제화 거리’에서 장인의 땀을 걷다
해 질 무렵, 성수동의 진짜 이야기를 만나고 싶다면 반드시 수제화 거리로 향하세요. 이곳은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수백 명의 장인들이 구두 하나에 정성과 손끝을 담아온 거리입니다. 한 켤레를 100% 손으로 만드는 사람들, 단단한 구두창에 깃든 삶의 무게. 조금만 눈을 돌리면 작은 공방에서 장인이 직접 만든 신발을 신어볼 수도 있습니다.
- 주소: 서울 성동구 성수이로 32길 일대
- 운영 시간: 매장마다 다름 (보통 10:00–19:00)
- 특징: 수제화 제조업체, 공방, 테마 공원
- 현지인 팁: 일요일 휴무 많음, 토요일 방문 추천
🍽️ 오후 7시: '전자방'에서의 이색적인 중식 디너
성수동의 골목길을 걷다 보면, 독특한 외관과 분위기를 자랑하는 중식당 '전자방'을 만나게 됩니다. 이곳은 중국 상하이의 예술 거리 '톈즈팡(田子坊)'에서 이름을 따와,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독특한 인테리어를 선보입니다.
대표 메뉴인 '베리베리 탕수육'은 크랜베리, 라즈베리, 블루베리 등 다양한 베리를 활용한 소스로 새콤달콤한 맛을 자랑합니다. 또한, '레몬크림새우'는 부드러운 크림소스와 레몬의 상큼함이 어우러져 입맛을 돋웁니다. 이 외에도 '마라감바스 & 계란볶음밥', '프리미엄 짬뽕' 등 다양한 퓨전 중식 요리를 즐길 수 있습니다.
- 주소: 서울 성동구 성수일로12길 23, 1층
- 운영 시간:
- 평일: 11:00–21:30 (브레이크 타임: 14:00–17:00, 라스트 오더: 21:00)
- 주말 및 공휴일: 12:00–21:00 (라스트 오더: 20:00)
- 추천 메뉴: 베리베리 탕수육, 레몬크림새우, 마라감바스 & 계란볶음밥
- 주차 정보: 별도의 주차 공간이 없으므로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합니다.
- 현지인 팁: 주말 저녁에는 대기 시간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예약을 권장드립니다.
'전자방'에서의 저녁 식사는 성수동의 트렌디한 분위기와 독특한 중식 요리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 오후 9시: ‘할아버지공장’에서 감성적인 마무리
성수동 여행의 대미는 이곳에서. 과거 금속 공장을 개조한 ‘할아버지공장’은 낮엔 카페, 밤엔 와인바로 변신합니다. 따뜻한 조명과 빈티지한 가구, 루프탑에서 바라보는 성수 야경이 하루의 피로를 녹여줍니다.
- 주소: 서울 성동구 성수이로7가길9
- 운영 시간: 11:00–22:00 (라스트오더 21:20까지)
- 추천 메뉴: 라임모히또, 하우스 와인, 맥주, 브런치와 식사 가능
- 현지인 팁: 2층에서 연결되 나무 오두막, 옥상 정원 수국이 매력적, 1층 마당, 3층 루프탑 여러 스타일 쉼터
🧳 그리고 하루의 끝, 마음에 남는 한 문장
오늘 하루, 나는 서울 속 또 다른 서울을 만났다.
고요와 활기, 전통과 트렌드, 일상과 예술이 뒤섞인 그 풍경 안에서 나는 걷고, 맛보고, 감동하고, 쉼을 얻었다.
성수동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다. 시간과 사람이 살아 있는 ‘서울의 이야기’다.
📌 “이곳은 단 하루면 충분하다. 하지만 단 하루로는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