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늦되기일 뿐이야’라고 스스로를 위로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속 불안이 커졌다. 혹시 우리 아이만 이상한 걸까? 문제가 있는 걸까? 이런 질문은 많은 부모들이 겪는 자연스러운 감정이지만, 그럴수록 필요한 건 ‘비교’가 아니라 ‘이해’다.
왜 우리 아이만 느릴까? 혼자 걱정했던 그날의 기록
처음으로 아이가 또래보다 말이 늦다는 걸 느꼈던 건 놀이터에서였다. 다른 아이들은 엄마에게 “엄마 저기 봐!” 하고 외치고 있었지만, 우리 아이는 가만히 손가락만 가리켰다. 걸음도 좀 늦었다. 돌을 지나고 나서야 겨우 휘청휘청 걷기 시작했다. 말은 그보다도 더 늦었다. 아이는 “엄마”보다는 손짓과 눈빛으로 의사를 표현했다.
아이가 늦게 걷고 말하는 5가지 주요 원인
원인 1: 신체 발달의 늦은 시작
근육 긴장도가 부족할 수 있고, 코로나로 인한 실내 생활로 감각 자극과 움직임 탐색 기회가 적었다.
원인 2: 청각 및 감각 문제
"말을 못 하는 게 아니라, 못 듣는 건 아닐까?" 청력 문제로 단어 습득과 문장 구성이 늦어질 수 있다.
원인 3: 정서적 불안 또는 자극 부족
낯가림, 영상 시청 위주의 자극은 언어 표현에 영향을 준다.
원인 4: 사회적 상호작용의 부족
대화는 언어의 핵심. 또래와의 놀이가 부족하면 말도 늦는다.
원인 5: 발달 지연 혹은 발달장애 스펙트럼
자폐 스펙트럼 등은 상호작용이 적고 문장 구성에 어려움을 겪는다.
연령별 걷기와 말하기의 정상 범위
발달 항목 | 평균 시작 시기 | 관찰 포인트 |
---|---|---|
첫 걸음 | 12~15개월 | 스스로 중심 잡고 3~5걸음 걷기 |
단어 말하기 | 12~18개월 | “엄마”, “빵”, “줘” 등 단어 표현 |
두 단어 연결 | 18~30개월 | “물 줘”, “엄마 이거” 등 문장 시작 |
또래와 모방 | 24~36개월 | 친구 따라하기, 흉내내기 가능 여부 |
문장 사용 | 36개월 이후 | 4~5단어 이상 연결된 문장 구사 |
✔ 한두 달 늦다고 무조건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6개월 이상 지연이 보이면 전문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집에서 부모가 확인해야 할 체크리스트
- 소리를 들었을 때 고개를 돌리는가?
- 원하는 것이 있을 때 손짓 외 표현을 하는가?
- 그림책을 보며 말소리를 따라하려 하는가?
- 자주 사용하는 몸짓이나 소리가 있는가?
✔️ 포인트: 말은 '듣는 환경'과 '함께 말하는 상호작용' 속에서 가장 빠르게 자랍니다.
늦는 게 아니라 ‘천천히 가는 것’ 일 수 있다
“우리 아이는 말이 너무 늦어요”라는 말에 숨겨진 불안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표현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매일 조금씩 단어를 늘려간다면 괜찮습니다. 실제로 만 3세가 지나 말문이 트인 아이도 문제없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조기 관심과 사랑, 신뢰입니다.
아이는 기다림 속에서 피어난다
언어는 단순히 단어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창구입니다. 그 문을 여는 순간, 아이는 자신만의 세상을 펼쳐나가게 됩니다.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치료는 매일의 대화와 놀이로 그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것이 아닐까요?